책소개
1795년 발표된 칸트의 ≪영구평화론≫은 세계적 평화 또는 영원한 평화의 실현을 위한 철학적 기획으로, 사후에나 가능해 보였던 ‘영원한 평화’가 현실에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세계가 영원한 평화의 길로 나아가지 않으면 전쟁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테러에 대항하는 전쟁이 우리 시대의 표징으로 떠오른 때, 후안 마요르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와 관객에게 “필요악”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마누엘, 오딘, 존존은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기 위해 최고의 엘리트 견만 뽑는 단체 K7 입사 시험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최종 후보들이다. 이들이 통과해야 할 마지막 관문은 테러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을 공격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최고의 안티테러리스트로 뽑히기 위해 테러를 저지르느냐 마느냐의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용의자를 공격함으로써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겠지만, 그가 테러와 상관없는 무고한 사람일 경우 테러와 불법에 대항해서 싸운다는 이유로 또 다른 테러, 또 다른 불법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법을 준수하고 테러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그를 공격하지 않았는데 그가 테러를 저지르면, 무고한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게 된다. 작가는 언제나처럼 현실의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면서도 ‘개-인간’이라는 상상의 존재를 통해 도덕적 자극이나 교훈적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악이 행해지는 메커니즘을 보여 주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을 필요악에 대한 생각에 초대하고 있다.
200자평
전쟁과 폭력의 파괴력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필요악이라는 이유로 이를 정당화하는 일은 빈번하다. 이런 현실에서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 또 다른 폭력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지은이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는 1965년 마드리드에서 태어나 현재 스페인, 특히,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극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1997년에는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5년간 마드리드와 근교의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현재는 마드리드 왕립 드라마 예술 학교 교수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선한 칠인>(1989), <스탈린에게 보내는 연애편지(Cartas de amor a Stalin)>(1999), <뚱뚱이와 홀쭉이(El Gordo y el Flaco)>(2000), <천국으로 가는 길(Himmelweg, Camino del cielo)>(2003), <하멜린Hamelin)>(2005, 국립연극상, 막스상 수상), <맨 끝줄 소년(El chico de la última fila)>(2006, 막스상 수상), <다윈의 거북이(La tortuga de Darwin)>(2008, 막스상 수상) 등이 있다. 이외에도 스페인이나 다른 나라의 고전 작품들을 각색하기도 한다. 참고로, 막스(Max)상은 1998년부터 스페인 작가, 출판인협회 회원들이 같은 분야의 동료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해 동안 무대에 오른 공연물들 중 가장 우수한 작품을 투표로 결정해 수여하는 매우 권위 있는 상이다. 현재 그의 작품들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는 물론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폴란드어, 아랍어, 그리스어 등 21개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각 나라 무대에 소개되고 있다.
옮긴이
김재선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스페인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한국외대, 이화여대에 출강하고 있다. 후안 마요르가의 ≪다윈의 거북이(La tortuga de Darwin)≫(2009), ≪영원한 평화(La paz perpetua)≫(2011), ≪하멜린(Hamelin)≫(2012), ≪천국으로 가는 길(Himmelweg)≫(2013)을 번역했다.
차례
<영원한 평화>의 한국 출간을 축하하며
나오는 사람들
영원한 평화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1795년 발표된 칸트의 ≪영구평화론≫은 세계적 평화 또는 영원한 평화의 실현을 위한 철학적 기획으로, 사후에나 가능해 보였던 ‘영원한 평화’가 현실에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세계가 영원한 평화의 길로 나아가지 않으면 전쟁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테러에 대항하는 전쟁이 우리 시대의 표징으로 떠오른 때, 후안 마요르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와 관객에게 “필요악”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마누엘, 오딘, 존존은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기 위해 최고의 엘리트 견만 뽑는 단체 K7 입사 시험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최종 후보들이다. 이들이 통과해야 할 마지막 관문은 테러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을 공격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최고의 안티테러리스트로 뽑히기 위해 테러를 저지르느냐 마느냐의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용의자를 공격함으로써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겠지만, 그가 테러와 상관없는 무고한 사람일 경우 테러와 불법에 대항해서 싸운다는 이유로 또 다른 테러, 또 다른 불법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법을 준수하고 테러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그를 공격하지 않았는데 그가 테러를 저지르면, 무고한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게 된다. 작가는 언제나처럼 현실의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면서도 ‘개-인간’이라는 상상의 존재를 통해 도덕적 자극이나 교훈적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악이 행해지는 메커니즘을 보여 주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을 필요악에 대한 생각에 초대하고 있다.